AI가 취향을 키워주지 않는다 | Figma 에세이 공부 정리
Figma CDO의 에세이를 읽으면서, AI 도구가 좋아질수록 취향이 오히려 더 중요해진다는 이야기를 정리해봤다.
Figma 블로그에서 CDO인 Loredana Crisan이 에세이 한 편을 올렸다. 제목이 “You never stop cultivating taste” — 취향을 갈고 닦는 일은 멈추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AI 생성 도구가 쏟아지는 시기에 이런 글이 올라왔다는 게 조금 의외였다. 새 기능 발표가 아니라, 도구를 잘 쓰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주장이어서 꼼꼼히 읽어봤다. 나도 디자인을 공부하면서 비슷한 질문을 한 번씩 던져본 터라.
1️⃣ 이게 뭐냐?
글이 반복해서 꺼내는 포인트가 하나 있었다. 취향이 없는 사람은 도구에서 나온 첫 번째 결과물을 최종본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AI가 만들어줬으니까”라는 이유로 판단을 건너뛰는 게 바로 그 예라는 거였다.
사례로 Dyson이 나왔다. 진공청소기를 만들 때 수천 개의 프로토타입을 거쳤다는 이야기다. 이 사례의 핵심은 반복 횟수가 아니라, 매번 “이 정도로는 안 된다”라고 판단했다는 거였다. 그 판단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취향이라는 이야기로 이어졌다.
Crisan은 취향을 세 가지로 나눠 설명했다. 분별력(Discernment) — 뭐가 안 되는지, 왜 안 되는지 말할 수 있는 능력. 공감(Empathy) — 사용자를 계속 생각하는 세부 디테일. 지속적인 실습에서 나오는 창작 에너지. 셋 중 분별력 설명이 인상적이었다. “좋다/나쁘다” 판단에서 한 단계 더 들어가서, 왜 안 되는지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거였다.
AI는 이 취향을 대신해주지 않는다는 게 글 전체의 방향이었다. “상상과 실현의 간격을 좁혀주는 도구”라고 표현했는데, 어느 방향으로 좁힐지 결정하는 건 여전히 사람이라는 프레임이었다.
2️⃣ 내가 든 생각
처음엔 디자이너를 위로해주는 글인가 싶었다. AI가 발전해도 디자이너는 여전히 필요하다는 류의. 근데 읽어보니 그보다 조금 불편한 주장에 더 가까웠다.
👉🏻 “첫 번째 결과물을 최종본으로 받아들이면 취향이 없는 것”이라는 문장이 계속 걸렸다. Figma Make 같은 AI 생성 기능을 쓰는 맥락을 떠올리면, 생성 속도가 빨라질수록 결과물을 판단하기 전에 그냥 쓰게 되는 경향이 생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빠르게 나왔다는 사실 자체가 “이 정도면 됐어”라는 신호처럼 느껴지는 거니까.
디자인을 배우면서 느끼는 것도 비슷했다. “이게 맞나?”라고 멈추는 타이밍이 생각보다 어렵다는 거다. 결과물이 깔끔하게 나오면 그냥 넘어가기 쉽고, 그 판단 기준이 어디서 오는지를 잘 모르는 상태가 계속된다. 그걸 “취향”이라는 단어로 설명하니 조금 정리가 됐다.
💡 여기서 드는 질문? 취향은 어떻게 키워지는 걸까. 글에는 지속적인 실습이라고 나왔지만, 판단 없이 반복하는 실습이 취향으로 이어지는 건지는 잘 모르겠다. 실습의 양보다 실습 중에 얼마나 판단했느냐가 더 중요한 게 아닐까.
3️⃣ 앞으로 어떻게 쓸까?
공부한 내용 기준으로 생각해보면, “분별력”을 키우는 게 결국 핵심에 가까운 것 같다. AI가 생성한 결과물을 볼 때 “왜 이 부분이 이상한가”를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 그게 취향의 첫 번째 조건이라는 거니까.
아직 디자인 공부하는 단계라 비교할 자료가 많지 않지만, 그 질문을 던지는 훈련 자체가 취향이 쌓이는 방식에 가깝지 않을까 싶었다. “이게 맞나?”를 자주 묻는 것 자체가 실습이 될 수 있다는 거.
⭐️ 마지막으로, 디자이너로서 공부하면서 든 생각
정리해보니 이 글은 AI에 대한 이야기라기보다 취향에 가까운 이야기였다. AI 도구가 좋아질수록 결과물을 만드는 건 쉬워지는데, 그렇기 때문에 “이게 맞나”라고 멈추는 능력이 오히려 더 선명하게 필요해지는 것 같다는 인상이 남았다.